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겨울 적벽가

小石 2017. 12. 7. 18:53

겨울 적벽가.

썰물이 남기고 간 자리엔
벌거벗은 거대한 여인의 검은 속살마냥
거뭇거뭇한 음모(陰毛) 칠면초 헤집고
거친 손이 할퀴듯 살아 움찔거리는 갯벌

벌어진 가랑이 사이 질퍽하게 흐르는
물길 따라 아래로 내려가면
풍랑인 먼 바다에 사내를 묻은
박복한 여인의 애절한 적벽가가 귀에 들린다.

지금도 어느 포구엔 가슴 아픈 전설을 감춘
박복한 여인의 적벽가처럼
살이 맞닿는 겨울 해조음(海潮音)이
철부덕 철부덕 철썩 철썩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