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부지깽이 별곡

小石 2006. 5. 4. 06:43

    부지깽이 별곡(別曲)
 

        깊어가는 
        어느 겨울 밤,
        군불 지피는 엄마의
        부지깽이 끄트머리에는
        늘,
        야울야울
        야윈 불꽃이
        타오르고 있었습니다...
        엄마는
        아궁이 앞에 앉아서,
        그 불꽃을 바라보며
        하염없이 눈물지으시며,
        알듯 말듯 
        떨리는 목소리로
        그렇게 
        넋두리를 하곤 하셨습니다...
        그리곤,
        휴우~ 
        휴우~
        긴 한숨을 토해내곤 하였지요...
        시앗에 눈 먼 서방님 모시랴!
        밴들밴들 말 안 듣는
        철부지 자식 놈 건사하랴!
        이 마실 저 마실
        이 집 저 집 기웃거려
        건어물(乾魚物) 팔아,
        물건 값으로 쳐서 받은
        천근만근(千斤萬斤) 
        곡물(穀物)들 머리에 이고,
        수십 여리 내 집까지 드나들기를
        십 여 성상(星霜)...,
        몸뚱이는 어혈(瘀血)이지고
        시나브로
        그렇게
        뼈는 삭아져 갔었지요...
        지나 온 이력사(履歷史)를 생각한다면
        부지깽이가 부러지도록
        패주고
        또 두들겨주고 싶었겠지요!
        "이 날 이때까지
        내 날이다 싶은 날이
        단 하루도 없었다."던
        엄마의 그 말씀이...
        지금도 나의
        둔 하디 둔한 뇌리에 남아서...,
        나를 애달게 합니다.
        나를 슬프게 합니다...
                        - 소석 -
        오월을 누가? 계절의 여왕이라 했던가?
        오월은 가정의 달이라 했던가?
        이처럼 아름다운 가정의 달에
        엄마 품 그리며
        소싯적 동심에 젖어.........
        좋은 날 들 되시길..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