"가을 여행" 小石/朴性宰 저무는 이 가을이 애잔해 시월의 마지막 밤이 아쉬워! 애처로움 안고 찾아온 선운사(禪雲寺) 세월이 청춘을 깎아내듯 봄꽃 피우던 고운가지마다 철들어 갈(秋)잎으로 흩어지는 낙엽 도솔산(兜率山) 가득 내려앉은 땅거미 머잖아 곧 접동(惵冬)이 오면 마음의 여백(餘白)은 점점 좁아지는데... 머뭇거릴 시간도 없이 스쳐버릴 우리들의 가을 풍경엔 어느덧 이마에 하얀 찬 서리 내리고 고사(枯死)한 낙엽 도솔천(兜率川)에 내려앉아 훗날 얼음 화석이 된다 해도 무서리(霜)에 무거워진 발걸음 바랑에 사랑 묶은 어느 행려자의 아~ 아~ 그리움 찾는 발걸음 이여라. 2015. 10. 31. 고창에서. |