
"어머니 봄 색"
긴 가뭄이 늦봄을 재촉하던
그 해 5월은
유난히도 가난했다.
나생이 꽃 피기 전
호미로 조바심 캐던 어머님
서산 노을 내려앉을 즈음
쪼그려 아궁이 도닥거리며
보리쌀 한줌에 갱죽 끊이시는
부지갱지 든 손 마디는 굵어지고
타고 남은 숯검탱이
당신의 가슴속 봄 색이었으며
격량(激悢)의 세월 모서리에
이 봄 색이 당신의 행복이어라.
지금은 가고 안 계신
희미한 당신 모습 그리며
뒷산 비둘기 고아처럼 이슬 맺힌
어머님 정이 5월을 맞이합니다.
소석/성재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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